교과서여행

경주역사문화학교의 신라문화재강사님과 함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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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출처 : 경주시 관광자원 영상이미지

경문왕(景文王)과 삼미(三美)의 도

| 2005.01.27 | 조회 2004
신라 47개 헌안왕(憲安王)때 응렴(應廉)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43대 회강왕(僖康王)의 손자였다. 18세에 국선이 되어 온 나라를 두루 돌면서 수도도 하고 견문도 넓히기로 했다.
20세가 되었을 때 일단 수도를 마치고 돌아왔다. 왕은 무사히 돌아온 응렴을 축하하고 위로하기 위해 임해전에서 큰 잔치를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 왕은 응렴에게 물었다. "그대는 화랑이 되어 국내를 두루 다녔는데 무슨 배울만한 것이 있었던가?" "예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츰다운 행실이 있는 사람 셋을 보았는데 가장 감명이 깊
었으며 마음에 새겨 거울로 삼을까 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세사람의 아름다운 행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이 자리에서 해보려무나." 왕의 청에 응렴은 마음 속에서 세 사람의 그 감명 깊었던 행실을 되새겨 보면서 이야기를 아
뢰였다. "남의 윗자리에 있으면서도 겸손하여 남의 밑에 있는 이가 있었는데 그것이 첫째이옵고, 세력이 당당하고 부자이지마는 옷차림이 아주 검소한 이를 보았는데 그것이 둘째이며, 귀하고 지
위가 높으면서도 그 위세를 보이지 않고 절제할 줄 아는 이를 보았는데 그것이 셋째이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감격했다. 세가지 미덕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겠다는 응렴이 너무나 기특했으며 장차 남의 모범될 인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왕은 응렴의 손을 잡고 칭찬을 한 후에 다시
말을 이었다.
"나에게 딸이 둘 있는데 그대가 원하는대로 택하여 아내로 삼아 시중을 들게 하겠노라"
응렴은 뜻 밖의 왕의 분부에 놀랐다. 부마가 되는 영광과 복이 굴러 들어오다니 참으로 꿈 같은 이야기다. 당황한 그는 대답을 올릴 수가 없어 말미를 얻어 그 자리에서 물러 나왔다.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에게 말씀드리고 의논을 했다. 부모님은 물론 온 집안 사람들이 너무나 너무나 큰 경사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부모님을 중심으로 가족회의가 열렸다.
"두 공주 가운데서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 "소문에 의하면 맏 공주님은 얼굴이 너무나 못나서 백색의 소리가 자자하다더라." "그런데 둘째 공주님은 미인일 뿐 아니라 마음씨도 고와서 모두들 칭
송하는 소리가 높다던데.." 모두들 의견을 나눈 끝에 미인이고 마음도 고운 둘째 공주를 택하는 것이 좋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응렴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 궁리하던 끝에 흥륜사(興輪寺)의 스님을 찾았다.
평소 가까이 지냈으며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수의를 드리는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스님은 가족들과는 반대로 맏공주에게 장가 들 것을 강력히 권하면서 그렇게 될 겨우에는 반드시 세 자기 덕을 볼 것이라고 더욱 힘을 주어 권하는 것이었다.
응렴은 스님의 의견이 타당할 것 같아서 거기에 따를 것을 마음 먹었다. 며칠 후에 궁중에서 전갈이 와서 결정을 재촉했다. 응렴은 이미 마음에 정한대로 맏 공주님을 맞겠다고 회답을 보냈다. 왕
과 왕비는 맏딸에 장가들겠다는 응렴의 회답을 받고 또한번 기뻐했다.
차마 권하지 못했던 못난 딸을 자진해서 택한 응렴이 너무나 믿음직 스러웠다.
못난 딸이란 부모에게는 항상 걱정의 대상인데 그것이 해결된 것이다.
응렴이 부마가 되고 석달이 자났을 때 헌안왕은 병상에 눕게 되었다